내 노트북이 맛이 갔는지
그림 파일을 불러 오기만 하면 자꾸 다운이 되었다.
알고 보니 미리 보기가 되어 있으면 무조건 다운이 되는 거였다.
그래서 미리 보기도 풀고 몇 번을 시도해보다가 소리 몇 번 지르며 열을 냈더니
업데이트할 맛이 뚜--------ㄱ 하강했다-_-;;

오늘의 주제는 최씨 노인과 그 소의 <워낭소리>였는데....
기분 잡쳤다.

아무튼 "좋은 영화"였다라고 단순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겠다. 다 내 성질머리 탓이다.
홍대 상상마당에서 봤는데, 행운이었는지 영화가 끝나고 영화를 제작한 피디와의 대화 시간이 있었다.
영화 뒷 얘기도 들어 보니 나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영화를 보며 주인공인 최씨 노인을 보며 내내 우리 선생님을 떠올렸다.
선생님은 글쓰기를 곧잘 농사에 비유하시고 당신 스스로를 농사꾼에 비유하시곤 했는데
영화 속의 최씨 노인은 영락없는 글쓰는 선생님이었다.
게다가...최씨 노인의 그 소마저 영락없는 글쓰는 선생님이었다.
글쟁이란 결국 최씨 노인이자 40년 된 늙은 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최씨 노인이 앓아누운 와중에도
늙은 소의 워낭소리에는 거의 동물적으로 반응하는 장면을 보며 목이 메였다. 꼭 우리 선생님 같았다.
어차피 이 영화는 내 아버지와 내 아버지의 삶에 대한 영화였으므로
나는 내 스승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너무 짧고 희미했으므로....내 아버지는 늙은 소 위를 떠도는 바람이라도 되었을까.


오늘은 50년 만에 가장 큰 보름달이 떠오르는 정월 대보름이라는데,
달도 못보고 때문에 소원도 못빌고 있다. 보려 나가려니까 하늘에 구름이 많이 껴 보이지 않는단다(신랑왈)
금요일이면 신랑은 일주일 간의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술로 풀고, 나는 친구들과 수다로 푼다.
신랑은 술에 취하고 나는 수다에 취한 채 새벽에 들어와 토요일 아침해가 중천에 떠오르거나 말거나 늦잠을 잔다.
그러고는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나 주섬주섬 챙겨 입고서 서로 약속한 듯 말한다.
"밥 먹으러 가자~"
토요일 첫밥(?)은 대부분 외식이고 메뉴는 거의 대부분이 해장국으로 채택된다.
요즘 우리가 자주 발도장을 찍고 있는 곳은 24시 완산정. 관악산을 타고 내려온 등산객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다행히 신랑과 내 입맛에는 딱 맞는다. 조미료 맛이 일체 나지 않고 첫술보다 끝술에 맛이 더 묻어난다.
그런데 놀라운 건..
어제 명품님네서 모였다가 헤어진 뒤 홍식브라더가 집까지 나를 바래다 주는 와중에 
완상정을 지나가면서 내가 맛있다고 하자, 홍식브라더가 하는 말::
"저기 맛 별로던데..."
뜨악. 맛이야 제 각각 취향이 있는 거니까 그렇다치고 대췌 언제 저기서 먹어본 게요?
여진 마님과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전국 맛집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ㅋㅋㅋ

아...아무튼 이렇게 월요일이 지고 있다. 저 밤하늘의 달은 둥글게 잘 떠올라 있겠지?
이젠 샤워하고 임산부 요가하고 잠을 청해야겠다.
하루키의 말대로 태엽을 감아주면 얼마쯤은 삐리리 울어대는 새처럼
나에게는 이즈음이 태엽을 감아줄 시간이다.
퇴근을 하고 올 때면 늘 이시간을 기다리곤 하는데....
그저 태엽을 감아주며 하루를 굿바이하는 것이다.

에잇. 봄이 오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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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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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0 15:19

    기분 잡쳤다더니 그래도 할 말은 꾸준히 풀어놓는 우리의 알로하의 내공 ㅋㅋㅋ
    항상 볼 때마다 그 내공에 감탄하는거야.
    근데 아마도 컴 다운되는데도 인내하는 내공은 내가 한 수 위인듯.
    연속으로 10번 다운되어도 이골이 났는지 그냥 조금 쉬었다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과
    앞으론 절대 저렴한 고사양 컴에 현혹되어 조립컴을 구매하는 짓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는...-_0;;;

  2. 2009/02/10 16:04

    영화 재밌겠다. 나 한국 갔을 때도 극장에서 볼 수 있음 좋겠네.
    그리고 어제 달이 그렇게 의미있는 달이었어? 난 요즘 왜 사는지 싶다니까...

  3. 2009/02/11 11:48

    '태엽 감아주기' 라는 글이 쏙 눈에 들어오네.
    내 태엽은 얼마쯤 감을 수 있고 얼마쯤 지나야 새가 울지 않을지 문득 궁굼해졌다.
    난 지금 태엽을 좀 오래 감아야 할 듯 해서 이제 쉼호흡하고 감기 시작하는 중이야.^^

    • 2009/02/12 22:32

      언니는 오토매틱으로 태엽 감기가 될 거예요. 그니깐 의도적으로 태엽을 감지 말고 쉬셔요^^히힛

  4. 2009/02/13 07:38

    맛깔나게 잘 사는군.... 부럽다...

  5. 2009/02/14 14:15

    나도 어제 워낭 봤어...나오는데 누가 그러더군 "돈내고 인간극장 봤네~" ㅋㅋㅋ

    • 2009/02/14 15:39

      푸핫..어디서 봤어? 서울 온겨? 그나저나 내 아이콘 랍쇼가 만들어 붙여준 거지? 에유, 쌘스쟁이~~고마워!! 곧 아가 만나볼 수 있겠네? 나도 얼른 낳고 싶다...ㅋㅋㅋ

  6. 2009/02/15 11:41

    워낭소리 남친한테도 꼭 보여주고 싶은데 시간이 안 되네-.-
    우리 회사에도 한의사 선생님 뵙고 싶어 하는 아가씨가 있어.
    (나처럼 결혼을 앞둔 아가씨^^ 연락해보니 선생님 이번 주말쯤에
    서울 한번 오신다는 거 같던데...)
    나도 이제 한약을 개시해야겠어^^ 피부도 좀 좋아지겠지~
    아~~ 언니들 얼굴 보며 회포 풀고 싶으다.

    • 2009/02/18 00:49

      회포는 일주일마다 풀 수 있다. 이번주는 토요일 저녁에 지민네서 풀 수 있을 거라 사료됨ㅋㅋㅋㅋ 오퐈랑 실컷 놀다 새벽에 오시든지..ㅋㅋ 암튼 요즘 난 슬슬 질려가고 있는중-_- 뭐에? 알바에!!ㅋ

  7. 2009/02/17 22:08

    난 오래오래 움직이게 태엽 많이 감아둬야겠다.
    올해는 태엽감는 해!

    • 2009/02/18 00:52

      태엽의 진정한 의미는 감는 게 아니라 감지 않는 거에 있음을 누가 알리오~~ㅋㅋ 암튼 난 한계에 달했도다 낄낄. 한고비 넘겨 주니까 딱 하기 싫은 거 있지-_-;;;; 이월 후딱 갔으면 좋겠다. 키메라 보기 싫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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