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돌이를 만나기 전,
자연스러운 무사안착을 기원하며 20킬로그램이 불어나 코끼리가 된 몸을 이끌고 매일 이 길을 걸었다.
이 날은 몹시도 바람이 불었다. 마지막 산책이 되는지도 모른 채 거센 바람에 취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나갔드랬다^^;;
4일 새벽녘, 진통이 살살 오는 와중에 거울을 보고 나를 찍어둘까 했더랬다. 그런데 어쩐지 카메라로 손이 가지 않았다.
살짝 무섭고 두렵고 설렜다. 가슴이 너무 벅차올랐지만,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덤덤하게 그 아침을 맞이했다.
처음부터 내 결심대로 되지 않았다. 엄마는 결심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처음부터 나는 알아야했다.
의사쌤이 자연분만하기에는 '모든'것이 '악'조건이라고 했다. 모험을 하기에는 여러가지로 아기에게 상황이 나쁘다는 거였다.
늘 친하게 지냈던 간호사가 내게 분만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산모와 아기의 건강이 중요하다고 넌지시 조언했고,
난 그 즉시 자연분만을 포기했다. 무언가 대단히 억울했지만 고집을 세워야할지 말아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왜냐, 내 일만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 나에게만 해당된 일이었다면 망설임없이 고집을 꺾지 않고 밀고 나갔으리.
잠시 뒤, 마취된 상태에서 보돌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잠시 잠을 자다 깬 것 같았는데 마취가 풀리는 중이었다.
몹시 춥고 서글펐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 내 발에 양말을 신기고 주물렀다. 살 것 같았다.
서서히 아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목소리, 은정이 목소리, 은진이 목소리, 신랑 목소리.
몹시 반가웠다. 자꾸 춥고 서러워서 눈물이 났고, 신랑이 눈물을 닦아 주는 걸 느꼈다.
명랑한 은정이 목소리와 나지막한 은진이 목소리가 너무 반가워 빨리 수다를 떨고 싶었다.
그런데 목소리가 나지 않았다. 마취가 풀리는 듯 하자 간호사가 보돌이를 내 곁으로 데려다 주었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번뜩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간호사가 보돌이가 내 젖을 빨게 도와주었다.
보돌이가 힘차게 생애 첫 젖을 빨기 시작했다.
↑아들내미 온다고 공기정화에 탁월한 식물이라는 아레카야자를 신랑이 거실에서 안방에 옮겨다 놓았다.
볼 때마다 왜 웃음이 나오는지ㅋㅋ
병원에서 결혼1주년을 맞이했고, 서로에게 '자식'이라는 선물을 준 것으로 결혼기념일을 때우며 지나갔다.
그 와중에 나는 눈물을 한번 쏟았다.
계속 모유를 빨리는데도 수술 후유증인지 젖이 팽팽 잘 돌지 않아 걱정인 와중에 보돌이가 양이 모잘라 탈수열이 오르자
간호사가 "하루만에 젖 잘도는 산모도 많아요. 모유양이 적으신데 산모님께서 모유만 고집하셔서..배불로 먹고 재우면 열 내려요"
라는 말을 하는데....허걱. 고집이라는 말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난 모유만 고집한 적이 없었다. 계속 빨려야한다고 해서 노력했을 뿐이었는데, 그 결과가 보돌이가 열을 오르게 한 거라니,
난 뭘 한 거지? 그럼 앞으로 분유를 먹어야 하나? 모유는 포기하면 되나? 과연 앞으로 내가 뭘 결정할 수 있을까?
아, 뭘 결심하고 뭘 노력해야 하는 거지? 정말이지 잠시 패닉상태에 빠졌다. 신랑도 조금 난감해하는 것 같았다.
간호사마다 말도 달랐고, 조언도 달랐다. 이대로 모유만 계속 먹여도 된다고 하고 분유를 먹이라고도 하고..
거참. 다른 사람에게는 조언도 잘하는 내가 정말 꼭 필요한 때 나한테 해 줄 조언이 생각나지 않았다.
여튼 보돌이는 간호사의 말대로 배불리 먹고 자고 나니 말짱해졌고, 다행히 젖과 젖병을 가리지 않고 뭐든 열심히 빨았다.
덕분에 점차 젖이 돌기 시작했고, 모유와 하루에 한두번씩 분유로 보충수유를 해가면서 먹거리를 해결했다.
그렇게 병원에서 5박 6일을 보내고 우리 세 식구는 집으로 돌아왔다. 나갈 땐 두 사람이었는데, 올 때는 세 사람이 되어^^;;
많은 지인들이 축하를 해줘서 정말 힘이 되었다. 좋은 사람들을 곁에 많이 두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고 힘을 냈다.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역시 사람이 힘이고, 우리 보돌이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으로 자라길 기도했다.
집에 돌아오니 우리집 화분들도 활짝 꽃을 피우고 있었다. 라벤다, 보라꽃, 백량금, 난꽃, 이제 막 꽃망울을 피우는 치자꽃까지.
엄마가 내 산후조리를 위해 집에 와 계신다. 생각해보면 40년, 근 40년을 자식을 위해 진자리 마른자리 살피고 계시는 거다.
40년이라니, 끔찍한 세월이다. 내가 당연하게 느꼈던 것들이, 가끔씩만 절절히 감사했던 것들이 어마어마한 세월 동안 엄마의
가슴에 괴여 있던 것이다. 내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그것이 엄마 가슴에 괴여 내가 출렁거릴 때마다 엄마를 출렁거리게 했을 거다. 나는 겨우 7일만에 젖 먹이느라 허리가 휠 것 같고, 똥기저귀에 칭얼거림에 정신없는데...
알고 보면 보돌이가 걸음마를 해도 학교를 가도 장가를 가도 사실상 지금과 다르지 않는 심정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엄마가 되는 순간 가슴에 괴여든 그것을 지닌 채 앞으로 보돌이가 출렁거릴 때마다 나 역시 출렁거리며 살게 될 것이다.
솔직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상상이 가지 않지만, 아마 분명 나 역시 다른 엄마들처럼 그렇게 살 것이다.
에효효..끔찍하여라~ 엄마가 되는 일은 정말이지 지난한 일이지 싶다. 우리 엄마 말대로 '자유'는 다 갔다ㅋㅋㅋ
에효효, 철 모르던 저↑ 시절이 부러워라~ㅋㅋ
암튼 뱃속에 있던 보돌아, 만나서 반갑다. 그리고 앞으로 엄마가 되실 분들 분발하시라.
이 초보맘 힘차게 응원해 주리라~ 아잣!!!!!!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네.완전부럽다.
맘이 느껴지고,정도 느껴지고,사랑도 느껴지고..
보돌이가 그맘들 다받아서리 이렇게 이쁘구나.
진짜로 타령이라도 함불러야겠어.
타령...ㅋㅋ 보돌타령이라도 하나 만들어야겠고만^^;; 이제 네 차례다~~
뭔 소리야? 그림 받고 두 눈 다 떴자너!!!
떴어. 된거야ㅋㅋ
동자그림 코하고 입이 닮았는데? 머리크기하고!!ㅎㅎㅎㅎㅎ
아 글고 그날 나 **님한테 용돈 받았어! 지성이 신발 사주래!
신부름값치고 많더라고! 나도 자랑질~ㅋㅋㅋ
오홍~~ 정말 우리 **님들 대단하신다. 이번에 확실하게 쏴주셨네^^ 그나저나 신발 사주라고 준 용돈이라서 신+부름값? 인거지?ㅋㅋㅋ
왕~ 보돌이 넘 예쁘당~ 흐흐~
배냇저고리도 람이가 벗은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새록새록~ ㅋㅋㅋ
동자그림도 닮은거 같아서 신기해요~~~
람이도 그림이랑 닮았다고들 친구들이 그러는데...헤헤~
언니 이제 곧 삼칠일되겠네요. 몸은 괜찮으세요?
언니도 보돌군도 화이팅! 힘내세요~~^^
어제부로 삼칠일이 지났네. 무탈하게 삼칠일 보냈으니 앞으로는 더 씩씩해지려고^^ 보돌이 얼른 키워서 놀러갈게ㅋㅋㅋ
아, 보돌이구나. 쌔근쌔근 잘도 자네. 몸조리는 잘하고 있는 거야? 엄마랑 맛있는 거 많이 먹어라. 울엄마 교통사고 나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단다.
어머니는 좀 괜찮은신건가? 너 맴이 맴이 아니것다. 이럴수록 밥 꼭 챙겨먹고 힘 내라.
나도 내가 본 동자승 중 젤 잘생긴듯하다
근데 보돌이 절케 우는데도 엄마가 사진을 찍을 정신이 있다니 역시 넌 고수야 ^^
보돌이가 먹고 자는 일이 유일하다니 그 무슨 망언을
엄마 아빠를 비롯해 할무이, 삼촌, 고모, 이모들한테 사랑을 쏟아주는 막중한 일을 거뜬히 해내고 있을텐데 말이지.
엄마가 너무 보돌이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어. ㅎㅎ
난 존중차원에서 한 말이었는데요^^ 유일한 일이니 전력을 다하라는ㅋㅋㅋ 암튼 엄마가 보돌이를 너무 방치하는 경향은 좀 있슴돠ㅋㅋ
머리가 머리가 그렇게 크게 그려질 수가 없더라는, 싸부님의 말씀..ㅋㅋ
긍데 아직 눈을 안 뜬거였군요!
난 언니 사진 실력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지 ㅎㅎ
보돌왕자야 이쪽 세상도 꽤나(과연!) 볼만한 것들이 많으니, 언능 눈 떠주렴..@.@
그나저나 보돌왕자 완전 잘생겼고만~ 전혀 만두삘 아닌데.
ㅜ.- 뜨악...이미 그림부터 그랬고만.
울 보돌이가 잘생긴 거야? 솔직히 내 아들이지만 난 만두같이 보이는데. 쫌 귀여운 만두ㅋㅋ
암튼 보돌이가 두 눈 다 떠도 여전히 잘생기기를!(나만이 아는 기원이랄까^^;
완전 아빠네.
그져? 아빠 엄마 쏙쏙 골라 닮는 거 보면 정말 신기해요. 대부분 다 아빠 닮았고, 손가락 발가락만 저 닮았어요. 완전 발가락이 닮았다라니까-_-;;
응원 전화 한번 해야지 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너무 늦거나... 또 전화하기가 뭣한 시간...
이쁘게 잘 자라고 있어... 동생인 저도 기뻐요 ^^
ㅋㅋ 잘 지내지? 요즘은 잘 먹고 잘 싸는 일이 기쁨이 된다는 걸 배우는 중ㅋㅋㅋ
보돌이 우는 얼굴이랑 하품하는 얼굴 넘 귀엽당.
보돌이 눈동자 보러 함 가야할 텐데..
암튼 보돌동자에겐 알 수 없는 귀여움이 있다^^
보돌이랑 눈 맞주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슬프다-_-
애기 너무 귀엽다. ㅋㅋ
얼마전 뉴스보니까 아기가 태어나서 2년까지 엄마, 아빠에게 얼마만큼의 친밀감을 느끼며 자랐는가가
아주 중요하다고 하더라고. 물론 누나는 잘하리라 생각해. 다만 누나의 초강력목청만 조심하면 될듯해요. ㅎㅎ
울 보돌이가 쫌 귀엽다^^ 친밀감 때문에 직장까지 때려쳤는데 울트라목청 때문에 망칠 수야 없지. 신기하게도 애기랑 말할 때는 내 울트라목청도 야들야들해진다는 거ㅋㅋㅋ
흠.... 멋지군...
정녕 저 갓난쟁이가 멋져 보이십니꺄?ㅋㅋㅋ
부럽단 예길쎄... ㅜㅜ
고치같이 뚤뚤 쌓여서는 무슨 꿈을 꿀랑가요~?
보돌만두도령 썩소도 작렬인데요. 그나저나 이젠..음..부끄부끄 꽁알있는 사진이 궁굼해지는....^^;;;;
울 보돌이가 눈을 크게 뜨고 싶을 때는 저렇게 이마에 주름이 잔뜩-_- ㅋㅋ 그래봤자 눈은 실눈..ㅋㅋ 고럴 때면 넘 귀여워서 주름에 뽀뽀 좀 해주지. 음..꼬추는 아들 낳아서 직접 감상토록ㅋㅋㅋ
비밀댓글 입니다
비밀댓글 입니다